ETF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한동안 가장 이해되지 않았던 부분이 바로 “가격”이었습니다. 분명 같은 ETF인데, 어떤 날은 내가 산 가격보다 실제 가치가 낮아 보이고, 또 어떤 날은 괴리율이라는 숫자가 붙어 있어서 괜히 불안해지기도 했습니다. 주식처럼 보이지만 펀드이기도 한 ETF의 가격 구조는 처음에는 낯설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NAV와 괴리율을 이해하고 나니, ETF 가격에 대한 불안감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ETF 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NAV와 괴리율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이 개념을 알아야 하는지를 초보자 눈높이에서 차근차근 정리해 보겠습니다.
1. ETF 가격은 주식처럼 보이지만, 구조는 다르다
ETF는 증권사 앱에서 주식과 동일하게 매수·매도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ETF 가격도 일반 주식처럼 “수요와 공급만으로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시장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받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ETF 가격의 기준이 되는 값이 따로 존재합니다. 그것이 바로 NAV(순자산가치)입니다.
ETF는 여러 종목을 담고 있는 펀드이기 때문에, 그 안에 들어 있는 모든 자산의 실제 가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실제 가치’가 바로 ETF 가격의 기준점 역할을 합니다.
2. NAV란 무엇인가? ETF의 진짜 가치

NAV는 Net Asset Value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순자산가치’라고 부릅니다. 쉽게 말해 ETF 안에 들어 있는 모든 자산의 총가치를 ETF 전체 수량으로 나눈 값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ETF가 다음과 같은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 보유 주식 총 가치: 1,000억 원
- 보유 현금: 50억 원
- 총 자산: 1,050억 원
- ETF 발행 좌수: 1,000만 주
이 경우 ETF 1주의 NAV는 10,500원이 됩니다. 이 숫자가 바로 ETF의 ‘이론적 가치’이며, ETF 가격은 이 NAV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3. ETF 시장 가격과 NAV는 왜 다를까?
많은 초보 투자자들이 헷갈리는 부분이 바로 여기입니다. “NAV가 10,500원이라면, ETF 가격도 항상 10,500원이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하지만 ETF는 실시간으로 거래되는 상품이기 때문에, 시장에서 매수·매도가 활발해지면 가격이 NAV보다 약간 높거나 낮게 형성될 수 있습니다. 이 차이를 바로 괴리라고 부릅니다.
4. 괴리율이란 무엇인가?

괴리율은 ETF의 시장 가격이 NAV 대비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퍼센트로 표현한 값입니다.
계산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ETF 시장 가격 − NAV) ÷ NAV × 100
예를 들어 NAV가 10,000원인 ETF를 10,200원에 매수했다면, 괴리율은 +2%입니다. 반대로 9,800원에 거래되고 있다면 괴리율은 −2%가 됩니다.
이 수치는 ETF가 현재 고평가되어 있는지, 저평가되어 있는지를 판단하는 하나의 참고 지표가 됩니다.
5. 괴리율이 항상 나쁜 것은 아니다
괴리율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으면 왠지 위험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괴리율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괴리율의 크기와 지속성입니다.
대형 지수 ETF의 경우 괴리율은 보통 ±0.1% 내외에서 움직입니다. 이런 수준의 괴리는 실질적으로 투자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문제는 거래량이 적거나 구조가 복잡한 ETF에서 괴리율이 크게 벌어지는 경우입니다.
6. 괴리율이 크게 발생하는 대표적인 상황
제가 실제로 경험하며 확인한 괴리율이 커지는 상황은 다음과 같습니다.
- 거래량이 매우 적은 ETF
- 해외 시장 휴장 시간에 거래되는 해외 ETF
- 레버리지·인버스 ETF
- 특정 테마에 투기적 수요가 몰린 경우
특히 해외 ETF는 한국 시장이 열려 있을 때 기초자산 시장이 닫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NAV 계산이 지연되거나 추정치로 표시되면서 괴리율이 커질 수 있습니다.
7. ETF 가격이 NAV로 다시 돌아오는 이유
ETF 가격이 NAV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만드는 핵심 장치는 바로 유동성 공급자(AP)의 존재입니다. AP는 ETF 가격이 NAV보다 지나치게 높거나 낮아질 경우 차익 거래를 통해 가격을 다시 정상 범위로 되돌리는 역할을 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ETF는 장기적으로 NAV와 시장 가격이 크게 벌어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이것이 ETF가 주식과 다른 가장 중요한 구조적 차이 중 하나입니다.
8. 투자자가 실전에서 꼭 체크해야 할 포인트
ETF를 매수하기 전에 다음 사항만 체크해도 불필요한 실수를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NAV 대비 괴리율이 과도하지 않은지
- 거래량이 충분한 ETF인지
- 장중 가격이 급격히 튀는 구간은 아닌지
저 역시 초기에 괴리율을 신경 쓰지 않고 매수했다가, 며칠 후 가격이 NAV로 돌아오면서 체감 손실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ETF를 매수할 때 반드시 괴리율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9. 정리하며 – NAV와 괴리율을 알면 ETF가 훨씬 편해진다
ETF 가격은 단순히 시장의 분위기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중심에는 항상 NAV라는 기준이 존재하고, 괴리율은 그 기준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일 뿐입니다.
NAV와 괴리율을 이해하면 ETF 가격 변동에 불필요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어지고, 오히려 합리적인 매수·매도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ETF 투자를 오래 이어가고 싶다면, 이 두 개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기초 중의 기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투자 권유 목적이 아닌 정보 제공을 위한 글이며, 모든 투자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